바이칼호 선착장

 

▼바이칼호 독특한 생태계▼

흔히 ‘시베리아의 진주’로 불리는 바이칼호는 넓이는 세계 7번째지만, 담수량을 기준으로 볼 때는 세계 최대의 호수이다. 최대 수심 1642m인 이 호수에는 전세계 민물의 5분의 1이 담겨 있다.

초승달처럼 북동에서 남서로 길게 뻗은 바이칼호는 길이 640km, 평균 너비는 48km로, 면적이 남한의 3분의 1이나 된다. 호수의 최대 투명도는 42m. 여기까지 물밑이 내려다보일 정도로 맑아 그냥 마셔도 될 정도다. 주변의 숲과 초원에서 365개의 강이 바이칼호로 흘러들지만, 물이 빠져나가는 것은 오직 하나 북극해와 연결된 앙가라강 뿐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주용 박사는 “바이칼호는 3000만년 전부터 호수 북쪽의 땅은 융기하고 남쪽은 벌어지면서 단층 운동에 의해 형성됐다”고 말했다. 지금도 바이칼호 주변에서는 매년 3천번 이상 지진이 일어난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의 지질학자 구엔나디 우핌체프 박사는 “지금도 호수 주변은 1년에 1㎝씩 융기하고 호수는 매년 2㎝씩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칼호에는 2500종의 동식물이 산다. 이 중 상당수가 바이칼호에만 사는 고유종이다. 세계 유일의 민물 바다표범을 비롯해 철갑상어, 오물, 하리우스 등 어종이 이곳의 명물이다. 이처럼 생물 다양성이 높은 것은 바이칼이 생성된 지 오래된 호수이고, 일반적인 호수와 수심 깊은 곳까지 산소가 공급되고 자체 정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호수 주변에는 온천이 많다. 90년 미소 합동조사단은 잠수함을 타고 수심 420m에서 뜨거운 물이 솟는 구멍을 발견하기도 했다.맑은 물, 높은 생물 다양성, 많은 온천은 빙하기의 혹독한 추위와 싸워야 했던 초기 아시아인에게 좋은 안식처가 됐을 것이다.

▼바이칼호 주변 부리야트족▼

시베리아에는 여러 아시아 소수민족이 있다. 인구 40만의 부리야트족은 이 중 최대의 소수 민족으로, 바이칼호 주변에서 자치공화국을 이뤄 살고 있다. 특히 부리야트족이 간직한 샤머니즘의 원형은 우리 민속과 비슷한 점이 많아 관심거리이다.

원래 바이칼의 주인인 이들은 17세기에 시베리아를 정복한 러시아에 동화돼 부리야트족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하지만 남쪽 국경 너머 몽골과 중국 북부의 몽골인과 뿌리가 같고 언어도 비슷하다. 유목민인 이들은 모두 자신을 징기스칸의 후예로 믿고 있다.

부리야트족은 우리의 선녀와 나무꾼과 똑같은 민족 설화를 갖고 있다. 한 노총각이 바이칼호에 내려온 선녀에 반해 옷을 숨겼다.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해 하는 선녀를 집으로 데려와 아들 열 하나를 낳았다. 하지만 방심하는 틈에 선녀는 숨겨놓은 옷을 입고 하늘로 올라간다는 얘기이다.

답사단은 이르쿠츠크시를 떠나 시베리아 최고의 성지인 바이칼호의 올혼섬으로 향했다.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을 10시간 동안 달리면서 우리는 길가에서 오색 천조각을 두른 나무말뚝을 수없이 만났다. 배재대 이길주 교수(러시아학)는 “샤머니즘의 상징인 이 말뚝은 오리를 조각해 나무 꼭대기에 꽂아놓은 우리의 솟대나 서낭당 과 상징적 의미와 형상이 거의 똑같다”며 “이는 한국의 토속신앙과 샤머니즘이 시베리아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이르쿠츠크에서 여행사를 하는 정정길씨는 “부리야트족도 우리처럼 천한 이름을 지어줘야 오래 산다고 믿어 ‘개’란 뜻의 ‘사바까’란 이름이 흔하다”고 귀띔한다. 아기를 낳으면 탯줄을 문지방 아래 묻는 전통도 우리와 비슷하다는 것.

마침내 석양이 바이칼을 온통 붉게 물들일 무렵 우리는 올혼섬의 작은 마을에 도착 했다. 이 마을에서 부리야트족의 샤먼 발렌틴을 만났다. 그는 검푸른 호숫가의 신목(神木) 아래서 바이칼의 신 불한(칸)을 부르는 굿판을 벌였다.

바이칼을 찾는 사람과 손을 맞잡고 부르는 샤먼의 북소리와 애잔한 노래 가락은 우리 정서와 금세 공명을 일으킨다. 함께 따라서 추는 춤은 강강술래 같다. 예전의 샤먼이 썼던 모자는 사슴뿔 모양으로, 신라의 왕관과 모습이 닮아 시베리아의 샤먼 전통이 한반도로 전해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3차례 바이칼을 답사한 정재승 봉우사상연구소장은 “스탈린 시대 때 많은 브리야트족 샤먼이 처형당했지만, 소련 붕괴 이후 바이칼호에는 다시 샤머니즘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2002년 8월 27일자>

 

현재 바이칼의 부라트 민족과 한민족의 유사점은 너무나 많습니다. 인류 역사의 시원인 환국이 바이칼호수 주변에서 건국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