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풍경(2)

“선천은 천지비(天地否)요, 후천은 지천태(地天泰)니라. 선천에는 하늘만 높이고 땅은 높이지 않았으니 이는 지덕(地德)이 큰 것을 모름이라. 이 뒤에는 하늘과 땅을 일체로 받드는 것이 옳으니라.” [道典] 2편 51장
 
천지비는 64괘의 하나로 양(하늘, 남자)이 위, 음(땅, 여자)이 아래에 위치하여 상호 교류가 안되고 음양이 불통하고 조화되지 않는 상을 한 괘로, 곧 선천 시대의 음양의 부조화와 상극 관계를 상징하는 괘입니다. 그리고 지천태는 음이 위에, 양이 아래에 위치하여 그 기운이 상승하여 음양이 자유로이 상호 교류함으로써 음양의 조화가 일어나 안정을 누리게 하는 후천 가을의 변화성을 상징하는 괘입니다. 이를 독일의 빌헬름(Richard Wilhelm, 1873~1930)은 『역경강의(Lectures on the I Ching)』라는 저서에서 평화(Peace)의 괘’라고 하였습니다.
 
“선천은 억음존양(抑陰尊陽)의 세상이라. 여자의 원한이 천지에 가득 차서 천지운로를 가로막고 그 화액이 장차 터져 나와 마침내 인간 세상을 멸망하게 하느니라. 그러므로 이 원한을 풀어 주지 않으면 비록 성신(聖神)과 문무(文武)의 덕을 함께 갖춘 위인이 나온다 하더라도 세상을 구할 수가 없느니라. 예전에는 억음존양이 되면서도 항언에 '음양(陰陽)'이라 하여 양보다 음을 먼저 이르니 어찌 기이한 일이 아니리오. 이 뒤로는 '음양'그대로 사실을 바로 꾸미리라.” [道典] 2편 52장

 

억음존양은 선천은 천지의 축이 기울어져서 양(陽) 기운이 음(陰) 기운보다 강합니다. 때문에 자연적으로는 극한혹서가 생기고, 문명적으로는 양의 가치인 하늘 남자 등이 중심이 되어 전쟁과 정복의 역사가 계속되었습니다. 상제님께서는 이처럼 음이 억압되면서 생긴 원한이 세상을 진멸케 하는 원인임을 처음으로 밝혀 주셨습니다.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때는 해원시대라. 몇천 년 동안 깊이깊이 갇혀 남자의 완롱(玩弄)거리와 사역(使役)거리에 지나지 못하던 여자의 원(寃)을 풀어 정음정양(正陰正陽)으로 건곤(乾坤)을 짓게 하려니와 이 뒤로는 예법을 다시 꾸며 여자의 말을 듣지 않고는 함부로 남자의 권리를 행치 못하게 하리라." 하시니라. 하루는 상제님께서 공사를 보신 후에 '대장부(大丈夫) 대장부(大丈婦)'라 써서 불사르시니라.
 
또 하루는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부인들이 천하사를 하려고 공을 들이니, 그로 인하여 후천이 부녀자의 세상이 되려 하네." 하시고 한참 계시다가 무릎을 탁 치시며 "그러면 그렇지, 큰일이야 남자가 해야지." 하시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판대까지야 여자에게 주겠느냐. 판대야 남자가 쥐지." 하시니라. [道典] 4편 59장

 

판대는 상복과 패랭이를 걸친 대나무를 말합니다. 이 씨름판대를 들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씨름하는 것을 알린 후, 씨름판을 벌일 곳에 꽂고 풍물을 쳐서 마을 사람들을 모이게 합니다.

 

 “여자가 천하사를 하려고 염주를 딱딱거리는 소리가 구천에 사무쳤나니 이는 장차 여자의 천지를 만들려 함이로다. 그러나 그렇게까지는 되지 못할 것이요, 남녀동권 시대가 되게 하리라. 사람을 쓸 때에는 남녀 구별 없이 쓰리라. 앞세상에는 남녀가 모두 대장부(大丈夫)요, 대장부(大丈婦)이니라. 자고로 여자를 높이 받들고 추앙하는 일이 적었으나 이 뒤로는 여자도 각기 닦은 바를 따라 공덕이 서고 금패(金牌)와 금상(金像)으로 존신(尊信)의 표를 세우게 되리라. 내 세상에는 여자의 치마폭 아래에서 도통이 나올 것이니라.”  道典 2편 53장

 

선천은 억음존양의 시대로 자연의 인식이 천도(양도) 편중이었습니다. 땅보다 하늘을 높이고 인간보다 신을, 여자보다 남성을 더 높이 받들었습니다. 그러나 삶의 모든 궁극적 이상은 죽어서 천당 극락에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만물을 낳아 기르는 하늘과 땅의 연관 구조는 이제 가을의 후천 음개벽시대를 맞아 하늘만 높인 것에 대해 땅을 회복하여 새 우주관의 개벽을 통해 생명관의 구조적 개혁, “생명회복과 남녀평등”의 정음정양질서를 실현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내용 출처 : 『증산도 팔관법 기본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