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대도(大道)세계에 들어가는 정신자세

 

첫째로, 마음을 크게 비워라. 또한 자신의 분수를 철저히 깨달아 그칠 곳을 알아야 한다. 천지대도는 마음을 철저하게 비워두었을 때 열린다(心虛卽受道). 오쇼(Osho)의 말과 같이  ‘신(천지의 조화기운)은 그대가 준비되어 있을 때’ 찾아오기 때문이다.


둘째로, 남을 잘되게 하려는 착한 마음[好生之心]으로 사는 생활습성을 기르라. 남 잘되게 하는 마음과 남에게 베푼 만큼 도심(道心)이 열린다. 살기(殺氣)를 띠면 절대로 각문(覺門)이 열리지 않는다.

 

셋째로, 과학적 사고방식을 어느 정도 버려라. 아니 과학의 합리적 사고를 넘어서라. 영기(靈氣)를 뭉쳐서 우주의 조화세계(특히 神道)의 이면에 흐르는 정신을 간파하기 위해서는 감성이 크게 터져야 한다. 과학적 사고방식만으로는 우주의 근본 섭리를 깨닫기 어렵다. 현상으로부터 사물을 분석하려 하는 귀납적인 ‘역(逆)의 사고방식’만을 고집하지 말고, 사물의 근본 바닥자리를 마음으로 꿰뚫어버리는 ‘순(順)의 사고방식’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깨달음은 로고스(이성)의 분석력과 파토스(감성)의 직관력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불이 붙는다. 즉, 천지를 가슴으로 순수하게 느낄 수 있는(正觀할 수 있는) 마음의 역량을 길러야 한다는 말이다.

 

넷째로는, 반드시 스승을 구해야 한다. 생명의 수수께끼를 풀어 구원의 목적지에 거닐려는 자는 이 최상의 인생공부 이전에 먼저 ‘영대(靈臺)를 여는 공부’를 해야한다. 영대는 자신의 타고난 기국에 따라 열리는 것이지만, 큰 스승을 만나 지름길을 밟는 것이 꽉 막혀 있는 외통머리를 트이게 하는 최상의 방책이다. “성인은 사만물(師萬物), 범인은 사성인(師聖人)”이라는 말이 있다. 성인은 만물을 스승으로 삼아 스스로 깨치고, 중생은 그 성인을 스승으로 모시고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가장 결정적인 성패는 문제의 핵심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뛰어난 스승을 만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다섯째는, 초발심(初發心) 때에 꼭 이루려고 정진하여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젊을 때 근본을 확립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라. 우주의 생명 창조의 원리를 보아도, 대도 공부는 혈기 왕성한 젊은 시절부터 하는 것이 성공의 첩경이다. 역사상 대부분의 성인과 위인들도 20대와 30대에 자신의 근본을 확립했다. 장년을 넘어서면 체질적으로 그리고 환경적으로 공부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누군가의 말과 같이 “젊음은 청춘의 시대요, 장년은 허덕거리는 시대요, 노년은 허무의 시대”이다. 옛사람은 “삼십(30)이 되면 삼삼해지고, 마흔(40)살이 되면 매지근해지고, 쉰(50)이 되면 쉬지근해진다”고 하였다. 하물며 삶의 원리와 가치는 송두리째 실종된 채 허무와 고독, 난법(亂法)의 정신만이 거세게 흐르고 있는 오늘날에 있어서는 오죽하겠는가! 인생의 황혼녘에 들어서면 설수록 오직 잡스러운 것만 머리에 꽉 들어차 허망한 죽음의 무덤터만 가까워질 뿐이다.
도(道)의 하늘 문은 오직 정성기운에 따라 열린다.
큰 법기(法器)란 지극한 정성기운과 믿음[至誠至信之心]으로 이루어지는 법이다. 정성은 도기운을 받아내리는 마음의 그릇이다. 이 정성기운이 온 몸에서 실로 사무치게 흐를 때 우주조화(천지의 순수음양)의 숨소리인 천악성(天樂聲, 律呂聲)을 들을 수 있다. 정성 들이는 마음자세에 대해, 김일부 대성사의 『정역(正易)』에 있는 명구 한 수를 전하려 한다. ‘아화화옹(我化化翁)’이 누구인가를 깊이 생각해 보라.
성의정심(誠意正心)하야 종시무태(終始無怠)하면 정녕(丁寧) 아화화옹(我化化翁)이 필친시교(必親施敎)하리라?(『正易』 「九九吟」)
우주 만유를 기쁘게 비명지르게 하는 이 율려천악성(천지조화의 노랫소리를 상징)을 처음 들으면 대단한 영적 충격을 받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숨이 멎을 정도의 황홀감을 느끼고 영대가 환하게 열리기도 한다. 물론 율려성은 현실의 어느 곳에도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이 경계에 다다를 수 있을까?
천지의 대도를 공부하는 방향제시서인 『대학(大學)』 경일장(經一章)에 있는 다음 구절이 가장 체계적이면서도 종합적인 가르침이 될 것이다.
먼저 아는 것[知]이 철저히 성숙된 후 마음이 한 곳에 그칠 줄 알아야 하고, 마음이 한 곳에 머무를 때 고요함을 얻고, 마음이 잔잔한 호수와 같이 고요하게 통일되면 지극한 평안함을 얻는다. 이 때 생각을 일으키면 비로소 능히 본래의 깨달음을 체험하게 된다.(知止而後有定, 定而後能靜, 靜而後能安, 安而後能慮, 慮而後能得?)
이렇게 6단계[止-定-靜-安-慮-得]의 공부를 거치면 능히 정각(正覺)을 얻을 수 있다는 대학의 가르침이 얼마나 쉽고 체계적인가는 새삼스럽게 강조할 필요가 없으리라. 대도(大道) 공부에 있어 깊이 새겨둘 만한 명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