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과학자 “온난화, ‘티핑 포인트’ 임박했다”
 

1988년 6월 23일 미국 의회에서 지구 온난화 현상에 대해 증언하고 있는 제임스 한센 박사 / NASA 제공

제임스 한센 박사 “이번이 마지막 기회” 강력 경고

“5~10년 이내 북극해에서 海氷이 사라질 것” 우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88년 6월 23일,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Goddard Institute for Space Studies, GISS)를 이끌고 있던
저명 과학자 제임스 한센(James Hansen) 박사는 미 상원 위원회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99% 확신하건데, 지구 온도의 지속적인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이 공개 발언은 당시로선 매우 과격했지만, 지구온난화에 대한 세계적인 논의가 촉발되는 계기가 됐다.

20년 후인 2008년 6월 23일 한센 박사는 미 프레스클럽서 의회 관계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s)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력히 경고했다.

지구온도 상승 추이(사진 위) 및 해빙 상태를 나타내는 그래프 / 제임스 한센 박사 강의 자료

티핑 포인트란 원래 물을 넘치게 만드는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이 더해지는 계기를 말한다. 어느 날 갑자기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초래하는 현상을 의미한 표현으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되는 전환점을 빗댄 것이다.

그는 이날 ‘20년 후의 지구 온난화 : 티핑 포인트가 멀지 않았다(Global Warming 20 Years Later: Tipping Points Near)’ 제하의 발표를 통해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어서 지구의 희망이라고는 극적인 조치만 남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센 박사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강연 발표 연설문 및 파워포인트 자료를 통해 “현재 대기 속의 온실 가스가 위험 수준을 지난 지 이미 오래이며, 1988년 수준으로 긴급히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그는 “대량 폐기 조치 없이 향후 20년 동안 지구의 대기에 인간이 만들어 낸 이산화탄소(CO2)가 가득 채워진다면 생태계가 무너지고 해수면도 급격히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This is the last chance)”라고 경고했다.

한센 박사는 해결 방안의 하나로 미국에서 석탄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화력 발전소는 2025년 이후 사라져야 하며, 2030년까지는 전 세계 다른 국가들에서도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온실가스 발생의 주요 원인은 석탄 등 화석 연료를 태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탄소 제어 기술은 여전히 개발 단계에 있고, 화력발전소에 사용하기에는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국가별 화석연료 이산화탄소 배출 비중 / 제임스 한센 박사 강의 자료

한센 박사는 “대기 중 이산화 탄소량은 350ppm 이하가 유지돼야 하는데, 지난달 지구 평균은 386.7ppm으로 이미 10% 이상 높아진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티핑 포인트가 코앞에 다다랐다”며 “특히 북극이 첫 번째 티핑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5~10년 사이에 북극해에서 여름 해빙(sea ice, 해수가 얼어붙은 얼음 덩어리로 극지방의 특징)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날 자리에 참석했단 다른 과학자들과 의회 관계자들 역시 “한센 박사의 경고가 맞다. 20년 뒤에 우리는 그가 기후 예언가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지구 온난화 경고 20주년을 맞아 주요 언론 매체들은 한센 박사와의 인터뷰를 비롯해 지구 온난화에 대한 다양한 특집을 다루고 있다. 특히 디스커버(Discover) 등 전문지들은 최신호에서
1988년 10월자 화제의 자사 기사를 소개한 뒤, 당시 편집장이었던 앤디 레브킨(Andy Revkin) 기자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뉴욕타임스(NYT) 환경 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뉴욕타임스 블로그에서도 지난 20년 동안 지켜본 지구온난화 이슈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면서 해외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