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2080년 대부분 멸종위기
2007년 4월 6일 (금) 22:24 MBC뉴스


먼지 쌓인 책장을 정리하다 우연히 ‘은하계 여행 백서’라는 책을 발견한 외계인 야롤 씨. 책을 훑어 보던 중 지구라는 행성에 시선이 꽂혔다. 은하계 어디서도 찾기 힘든 빼어난 경관에다 다양한 동식물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다는 설명에 혹해 버린 것이다. 야롤 씨는 절친한 친구인 스틸로에게 화상 전화를 걸었다. “스틸로, 정말 지구가 그렇게 멋져?” 그러자 스틸로는 곧바로 엄지손가락을 번쩍 들어 보였다. 확신이 든 야롤 씨는 지구에 가 본 지 오래 돼서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지 모르겠다는 스틸로의 말을 귓등으로 흘린 채 짐을 꾸렸다. 자, 출발이다!

여기가 정말 지구 맞아?

 

푸른 지구를 보니 블랙홀과 웜홀을 대여섯 번이나 들락거린 탓에 생긴 멀미도 씻은 듯이 낫는군. 어라?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지구의 모습과 책에 실린 지도가 많이 다르네. 물에 잠긴 땅이 왜 이리 많지? 날씨도 너무 후덥지근하고 말이야. 흠.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돌아갈 수는 없잖아.

먼저 내가 좋아하는 문화 유적지부터 둘러보자. 어, 어…? 내가 가려던 곳이 전부 물에 잠겨 버렸네?
해수면이 올라가면 저지대에 있는 문화 유물이 물에 잠길 수 있다.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태국의 아유타야 유적은 현재도 잦은 홍수로 물에 잠길 위기에 놓여 있다.

그러면 만년설이 멋지다는 킬리만자로 산이나 히말라야 산맥으로 가 볼까? 만년설로 빙수를 만들어 먹어야지! 어? 킬리만자로는 눈이라고는 찾을 수도 없어. 히말라야 정상 부근엔 눈이 좀 있지만 중턱에는 온통 호수뿐이야.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어딜 간 거야?! 히말라야 산맥과 킬리만자로 산의 눈이 녹으면 눈표범과 같은 희귀 동물이 사는 곳이 파괴된다. 눈이 녹아 내린 물은 홍수를 일으켜 사람들의 생활 터전을 위협한다.

사람들이 사는 도시는 어떨까? 설마 그런 곳은 남아 있겠지? 도시는 유럽이 아름답다던데…. 이런, 여기도 잠겼잖아! 네덜란드란 나라는 통째로 잠겨 버렸군, 쯧쯧. 인간들은 자기가 사는 집도 제대로 관리 못 하나?
유럽은 지대가 낮고 평지가 많다. 그래서 해수면이 올라가면 치명적인 위협을 받는다. 런던, 파리, 베를린 등 유럽의 주요 도시가 물에 잠기고, 물 위에 떠 있는 도시로 유명한 베네치아도 물 속에 잠긴 도시가 된다.

‘지구의 허파’라는 아마존 열대우림이라도 구경해야지. 응? 여, 열대우림이 어디 있다는 거야? 책에는 분명히 아나콘다나 민물돌고래 같은 동물을 볼 수 있다고 나와 있는데? 온난화로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 아마존의 저지대가 물에 잠길 위험이 있다. 짠 바닷물이 역류해 강이나 지하수에 섞이면 강에 사는 생물이 살 곳이 줄어 들고 사람이 먹을 물도 부족해진다.

윽, 뒷골이…. 그냥 바닷가에서 놀다 갈까? 바다가 이렇게 넓으니 설마 바닷가야 있겠지. 가만 있자…, 신혼여행지로 최고로 꼽히는 남태평양의 섬들이 좋다고 했던가?
멋진 해변으로 유명한 남태평양의 섬들, 미국의 플로리다, 지중해의 연안은 모두 바다에 잠겨 더 이상 해수욕을 할 수 없게 된다.

※ 이 기사는 2007년 4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미래 시나리오입니다.

 

서기 2010년

중위도나 저위도의 건조지역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줄어든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는다.

아~! 가 보고 싶었던 지구의 유명한 지역은 모두 변해 버렸고 지치고 배까지 고프네. 스틸로가 거짓말을 한 걸까? ‘은하계 여행 백서’를 다시 보자. 아뿔싸! 내가 들고 온 책은 2007년도 판인데 지금은 서기 2080년 5월 7일. 그래도 그렇지! 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외계인 좋다는 게 뭐겠어? 역사 재생 장치를 써서 지난 80년간 지구의 변화를 살펴보자고.

※ 26~30쪽의 온도 표시는 1980~1999년의 평균 기온에 비해 달라진 온도를 말합니다.

 

산호의 백화 현상이 증가한다. 백화 현상은 바닷물 온도가 높아져 다양한 색을 띠던 산호가 골격만 남아 흰색이나 회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이상 기온 현상이 일어나 홍수나 태풍, 산불 등의 자연 재해가 잦아진다. 또한 폭염이나 가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늘어난다. 소규모 자영 농민이나 어부들의 피해가 커진다.

서기 2030년

태풍이나 가뭄, 홍수 등의 자연 재해로 피해가 커진다.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면 태풍의 힘이 더욱 강해진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매년 홍수를 겪는다. 최대 30%에 달하는 생물종이 멸종 위기에 놓인다.

 

해수면이 상승하여 이집트 나일 강 삼각주 지역과 갠지스 강 하구에 있는 방글라데시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긴다. 수천만 명이 터전을 잃고 난민으로 전락한다.



저위도 지방의 곡물 생산량이 줄어든다.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기아로 고통 받는다.

 

서기 2050년

북극의 빙하가 녹아 전세계 해안선의 30% 정도가 물에 잠긴다. 해안에 있는 도시나 낮은 지대에는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게 된다. 네덜란드, 베네치아, 미국 플로리다와 같은 저지대가 물에 잠긴다.

기후가 변하면서 생물들이 살기 알맞은 기후를 찾아 이동한다. 하지만 온난화가 빨리 진행되면 이동속도가 느린 식물이 먼저 죽고, 그 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도 뒤따라 죽는다. 생태계는 엄청난 혼란을 겪고, 지구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생물종이 멸종 위기에 처한다.

전세계적으로 곡물 생산량이 줄어든다. 먹을 것이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다. 모기가 사는 곳이 늘어나면서 말라리아와 같은 열대지방의 질병이 널리 퍼진다. 한국을 포함한 중위도 지역도 1년 내내 모기에게 시달린다.


서기 2070년

해수면이 계속 상승해 바다가 육지를 조금씩 먹어 들어간다. 생태계의 대부분이 심각한 타격을 받으며, 각종 자연 재해와 물, 식량의 부족으로 인간의 생존조차 위협받기 시작한다.

 

- 동아 사이언스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