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가오리 등 아열대 어종 다량 서식
바다 사막화 '갯녹음' 여수까지 습격

 

 

최근 세계의 화두는 단연 '지구 온난화'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세계 최대 기구인 유엔의 수장이 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주 남극과 브라질을 둘러 봤다.

반 총장이 남극에서 본 것은 녹아내리고 있는 빙하였고

브라질에서는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밀림이

'폐병' 환자처럼 시름시름 앓고 있는 현장이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IPCC)도 지난 17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제27차 총회를 열고

지구온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채택하고 폐막했다.

IPCC는 채택한 보고서를 통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인류의 피해가 불가피하고

일부 종은 멸종될 위협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 이산화탄소 수준이 2020년까지는 떨어지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지구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면 피할 수 없는 재앙이 초래된다는 경고 등을 담은 보고서를 채택했다.

지난 6년간 연구를 집대성한 이번 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인간이 방출한 온실가스로 초래되고 진행되는 현상임을 지적하고

지난 100년간 지구온도가 0.7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더욱 강해진 허리케인이나 태풍, 넓어지는 사막, 녹아내리고 있는 빙하, 집중호우, 무더위, 한파 등

대부분의 재앙은 지구 온난화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자연의 변화는 대부분 '자연의 역습'으로 표현된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2100년이면 한반도 주변 해수면이 현재에 비해 1m 정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한반도는 바닷물의 범람으로 최대 2643㎦가 잠기게 되며

이는 한반도 면적의 1.2%, 서울 여의도의 300배가 넘는 면적이다.

바닷물의 범람으로 한반도 전체 인구의 2.6%인 125만여 명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될 지도 모른다.

해조류가 모두 사라져 암반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바다 생태계도 급격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최근 31년간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의 명태 어획량은

198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줄어들다 최근에는 거의 잡히지 않고 있다.

식탁에 오르고 있는 명태의 대부분은 원양어업이나 수입에 의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난대성 어종인 오징어의 어획량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80년대 교과서에 한대해역으로 분류됐던 동해에는

최근 아열대 부근에 서식하는 초대형 노랑가오리가 잡히기도 하고

역시 아열대 어종인 보라문어와 흑새치 등도 자주 잡힌다.

제주도 부근의 특산품이었던 자리돔은

독도 부근에서 이미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도 하다.

지난 여름 대량으로 출현해 골칫거리였던 대형 해파리 역시

수온상승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주로 남중국해나 동중국해 해역에서 대량으로 출현하는 아열대성 대형 해파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남해에 떼를 이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바다사막화라고 불리는 갯녹음이 발생한 바다 속

 

해조류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바다 사막화로 불리고 있는 '갯녹음' 현상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990년대 제주 남부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갯녹음 현상은

10여년 만에 제주 전 지역으로 확산됐다.

또 그동안 갯녹음이 발견되지 않았던 남해안 지역인 여수 지역에서도

수백㏊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수온이 갈수록 올라가면서 해조류의 변화도 눈에 띈다.

전남 연안에서 대규모로 양식되고 있는 김은 이미 서해안에서도 양식되고 있다.

또 자연산 김의 생산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남해안에서의 김 양식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바다생태계에 대한 관심은 육지에 비해 덜하다.

각종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데다 축적된 자료의 부족도 관심이 멀어지게 하는 한 요인이다.

게다가 바다생태계의 변화는 육지보다 막기도 힘들다.

수온 변화를 따라 이동하는 어류들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환경이 변해버린 한반도 주변 바다에 대한 정확한 조명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변해버린 어족 자원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심각한 해양생태계의 변화는 위기일까, 기회일까.


글=강현석 기자 hs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