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루는 상제님께서 복남을 데리고 어디를 가시다가 물으시기를 “네가 나하고 씨름을 해서 이기겠느냐?” 하시니

2

복남이 정색을 하며 “아버지,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하니라.

3

이에 상제님께서 “나하고 씨름 한 판 하자.” 하시거늘 복남이 황송하여 머뭇거리매 재차 명하시는지라

4

복남이 하는 수 없이 상제님의 골마리를 잡고 씨름을 하다가 어찌하다 보니 상제님을 이겨 버리니라.

5

상제님께서 “한 판 더 하자!” 하시매 다시 허리춤을 잡고 씨름을 하니 이번에도 복남이 이기거늘

6

상제님께서 또 “다시 한 판 하자!” 하시는지라 복남이 내심 ‘아버지 체면도 있고 하니 이번에는 져 드려야겠다.’ 하고 다시 붙으니라.

7

복남이 처음에는 힘을 쓰지 않다가 막상 아슬아슬한 상황이 닥치자

8

문득 ‘에라 모르겠다. 이번에도 내가 이겨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지라

9

순간 기를 쓰고 상제님을 바닥에 눕혀 버리니라.